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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말씀드리지만 저는 서인국씨에 대한 악감정이 없습니다. 단지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이 X랄 같을 뿐입니다. >

오늘 0시 몇분쯤 슈퍼스타K의 최종 우승자가 발표되었습니다.
그 결과를 듣는 순간 저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우승자가 '서인국'씨가 된 것이죠.

조문근씨와 서인국씨의 노래를 각각 들었을 때 전 조문근씨의 노래가 훨씬 좋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가수로 데뷔해도 손색없는 목소리를 갖고 계신 분이었죠. 눈감고 들어도 조문근씨의 노래가 서인국씨보다는 더 나은 듯 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을 심사위원도 하셨나 봅니다. 심사위원은 전문가적인 안목으로 조문근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데 문자 투표는 상황이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슈퍼스타K를 시청할 때에는 저만 있는게 아니라 주위에 사람도 같이 있었는데 다들 이해가 안된다라는 반응이더군요. 심사위원의 의견 10% 반영은 서인국씨의 압도적인 여성팬 지지 때문에 묻혀버렸습니다. 결과를 알고 나니까 '차라리 축구나 보면서 응원할 걸..' 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게다가 그 축구도 우리나라가 져버렸죠. 기분을 더블로 잡쳤습니다. 리모컨을 던질뻔 했더랬죠..

여러분들도 느끼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음악 계열 상황은 다른 나라들과 같으면서도 다른 듯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나라처럼 자유, 평화를 제창하는 음악보다 사랑을 주제로 한 음악을 더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의 음악은 솔찍히 다 거기서 거기죠.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음악은 거의 모두가 분위기를 낼 때 쓰이는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가 많이 등장합니다. 또 잘생긴 남자와 여자가수에 열광합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빠순이', '빠돌이'라고 하죠.

이번 슈퍼스타K투표 결과에서 그 우리나라의 참혹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음악을 즐기고 음악을 사랑하는 조문근씨 대신에 잘생긴 서인국씨가 뽑혔으니까요. 이렇게 서인국씨가 뽑히는게 Mnet의 제작 의도였다면 그것이 성공했으니 축하해 줘야 겠군요.

이 슈퍼스타K의 결과를 보니 영화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미녀는 괴로워'이죠. 이 영화는 거의 대부분의 여러분들이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외모가 뛰어나지만 노래 실력은 그렇지 않은 가수와, 외모는 별볼일 없지만 노래 실력은 뛰어난 가수가 있습니다.
후자의 가수는 외모 때문에 항상 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노래를 하여야 했고 그 마음 고생이 심했더랬죠.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단지 성형만 했을 뿐인데.. 외모를 예쁘게 바꿨을 뿐인데 엄청 성공했습니다.

이런 영화같은 이야기가 현실속에서 비슷한 단적인 예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의 유명한 가수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다른 나라 사람들은 노래 실력이라고 서슴없이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빠순이 빠돌이는 서슴없이 '외모'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도데체 이게 무슨 쓰레기같은 현실인가요............
만약 우리나라 가요계가 침체되어 있다라고.. 황폐해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빠순이 빠돌이라면 그들은 이러한 말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이렇게 만들었으니까요.

물론 서인국씨도 노래를 잘했습니다. 가수가 될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슈퍼스타K에 떨어졌다라고 해도 그 참가에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모든 참가자는 생각할 것이며 그 뒤의 가수로서의 삶도 대중의 지지와 인식하에 어느정도 보장될 것입니다.

조문근씨, 비록 우승자가 되진 않으셨지만 앞으로 더욱 훌륭한 뮤지션으로써 저희 앞에 나타나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비록 전 보이지 않는 곳에 있지만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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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7개월동안 진행된 슈퍼스타K,
그러나 그 끝엔 훈훈함이 아닌 씁쓸함만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